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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때 아나바다운동을 거부, 두차례의 월급인상

조현정이야기

나이 40에 책임질 얼굴 : 네트워크 활동에서 평가된다.

IMF때 아나바다운동을 거부, 두차례의 월급인상?

  • 97년 11월의 IMF사태는 애국심을 더욱 키워주는 계기가 되었다. 공대출신이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평소에 IMF라는 기구가 있다는 상식조차 없었다. 그러나 신문과 방송에서는 IMF와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보도되어 충분한 학습을 할 수 있었다.
    가정이 살수 있는 방법, 기업이 살 수 있는 방법, 국가의 최종파산이 되지 않기 위한 방법까지 자세히 알려주고 있었다. 심지어 발빠른 민간 기구에서는 금모으기 운동을 하여 외화를 갚아보겠다는 발상에 이르렀다. 망해 가는 조국을 위해 청년 기업가가 해야 할 일을 찾아야했다.
  • 우선, 박수화 비서를 시켜 스탠드형 태극기를 구입하여 사장실에 세워 두었다. 그리곤 매일 아침 출근과 함께 태극기를 바라보던가 만지면서 그 날 그 날의 각오를 다졌다. 언론과 정부에서는 기업이 살기 위하여 인건비를 낮추고, 직원을 정리해고나 명예퇴직을 시켜서 구조조정을 해야 하며, 설비투자를 줄이던가 설비를 팔아서 현금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심지어 엘리베이터 격층제 세우기, 형광등 격등제 켜기, 격월 근무제 등을 해서라도 비용을 줄여야 하며, 국민들은 아나바다운동을 해야 한다고 했다. 기업이 살기 위하여 직원들이 실업자가 되어도 고통을 서로 나누자고 했다.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전략을 펴는 것이 아니라 부분이 살기 위하여 전체를 죽이는 우를 범하고 있어도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고 있었다.
  • 전체가 좋아야 부분도 좋다. 97년에 하이테크정보지가 준 ‘하이테크 어워드’의 상패에 붙어 있는 10돈 짜리 금 덩어리와 집에 있던 얘기들 돌 반지는 금모으기운동본부에 제공을 하였으나 그 나머지 모든 방안을 반대로 했다. 그때부터 회사의 모든 엘리베이터는 격층제도 아닌 “빨리 문닫고 꿈을 키우러가자”라고 스티커를 붙혀서 오히려 문을 빨리 닫게 하고, 실내등은 항상 밝게 하고, 심지어 보수를 같은 해 두 차례나 인상을 시켜 반년봉제를 처음으로 만들었다. 모든 회사가 임금을 삭감하고 있을 때 직원들에게 우리는 오히려 인상하겠다고 하였으나 믿으려하지 않기에 징검다리격으로 반년만에 보수를 인상하여 회사를 믿게 하였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비트는 지금도 반년마다 년봉이 인상되는 반년봉제로 보수를 책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직원의 10%가 넘는 14명의 새로운 직원도 채용하기까지 했다.
    결과적으로 비트는 직원들의 사기가 높아져 IMF속에서도 매출이 늘어나고 흑자까지 이뤄내어 강남역 사거리에 있는 3000평 규모의 본사 사옥을 마련하게 발판을 만들었다.
    간혹 전체를 위하면 개인은 손해라고 한다. 당장은 손해로 보일 수 있을 지는 모르겠으나 시간이 지나면 부분의 효과로 나타나게 되어있다. 국가의 21세기 비젼을 위하여 95년 말에 창립한 벤처기업협회를 만든 주역들은 각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산업의 새로운 축을 만들어 놓기도 했다. 2001년 2002년 세간에 오르내린 벤처게이트들의 주인공들은 이런 모임이나 산업발전을 위한 활동이 전혀 없었으며, 오히려 개인만 살겠다고 노력한 이들 때문에 벤처산업 전체의 가치를 엄청나게 떨어트려 놓았다. 자기 기업만 살겠다고 자기가 속하여 있 는 산업의 발전에는 기여하는 바가 없는 ‘장돌뱅이’같은 기업가 되지 말아야 한다.